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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이와의 진심이 통(通)하는 대화
운영자 2024-03-20 추천 0 댓글 0 조회 51

 

 

들고양이와의 진심이 통()하는 대화

이시준 장로

 

 이웃에 사시는 분 중에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키우는 분들도 있지만 유독 싫어하는 분도 있다. 나도 개나 고양이를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싫어하지도 않는다. 어릴 적부터 시골에서는 동물 키우는 것이 흔하고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와 인식이 바뀌면서 개와 고양이는 그냥 동물이 아니라 반려견과 반려묘라고 부르며 가족과 동급이 되었다. 사람은 간혹 은혜를 베풀거나 정을 나누면 배신하거나 외면하여 상처를 주지만 동물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개나 고양이를 정말 사랑하고 정성껏 대하는 분들도 많다. 주거 시설이며 음식, 간식, 놀이터, 병원비 등에 많은 경비를 지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동물전용 놀이터와 애견 카페도 호황이다

 

 신혼부부 중에는 아가 대신 이들로 자식 이상의 만족을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 반려견, 반려묘들과 이별하게 되면 사람 이상의 엄숙한 장례 의식을 심심치 않게 목격하기도 한다. 외국에는 유산까지 상속하는 사례도 있다.

 

 솔바람 마을에도 들고양이가 많다. 잠과 생활은 비어있는 농막에서 주로 하고 먹거리를 찾아 주거 생활 부근에 자주 나타난다. 시중에서 구하는 사료는 아니나 가끔 멸치나 생선, 구운 삼겹살 등 남은 음식물을 물에 한두 번 정도 씻겨서 주곤 한다. 이집 저집을 다니며 끼니를 해결하는 모양이다

 

 매일 매일 끼니를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쫓아내거나 위협을 가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들고양이는 아무리 친한 채 해도 사람과는 일정한 거리까지는 다가오지 않는다. 어느 날 일을 하다가 야외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는데 늘 같이 다니는 검정과 호피 무늬 고양이 두 마리가 식탁 부근까지 다가온다

 

 고기 서너 점을 식혀 그릇에 놓았더니 검은 고양이는 비호같이 달려들어 먹고 있는데 호피 무늬는 눈치만 보고 있다가 한 점도 먹지 못하고 저만치 서 있다. 고양들도 서열이 있다고 한다. 고기를 준 입장에서 그건 아니지 하는 생각이 든다

 

 고기를 몇 점을 추가로 구워 그릇에 담고는 또 달려드는 검정고양이를 밀어냈다. 멈칫거리는 호피 무늬 고양이에 먹도록 배려하고 지켜 주었다. 멀찌감치에서 검은색 고양이가 처연하게 원망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며칠이 지난 어느 퇴근 후 아내가 전한다. 고양이가 작은 새끼 쥐를 잡아다가 잔디밭에 놓았다고 한다. 고양이는 은혜를 입으면 꼭 보은하려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그 이틀 후에도 큼직한 쥐를 또 잡아 다 놓았다

 

 칭찬받기 위함이라 한다. 요즘에는 고기나 생선 굽는 냄새가 나면 고양이 두 마리가 어김없이 부엌 쪽 문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며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아마 밥을 달라고 소리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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