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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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침묵이 필요합니다.
운영자 2024-03-20 추천 0 댓글 0 조회 59

 

 

                                   때론 침묵이 필요합니다.

이시준 장로

 

 어릴 적 초등학교 학교 교실 벽에는인내는 쓰다. 그러나 열매는 달다.” 또는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Speech is silver, silence is gold.)”라는 속담과 격언 등이 붓글씨로 반듯하게 써서 부착된 것이 지금도 생각난다

 

 때론 영국의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의 침묵은 말보다 웅변적이다 (Silence is more eloquent than words)”라는 표어도 떠오른다. 말이 많은 학생들에게 떠들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사람을 만들 때 입은 하나고 귀는 두 개인 이유는 듣기는 많이 하고 말은 적게 하라는 깊은 뜻을 외면한 채 잦은 말실수로 구설(口舌)에 오르기도 한다. 겨울이 왔다. 찬바람도 불고 낙엽 진 앙상한 나뭇가지가 을씨년스럽다

 

 철새들의 이동도 시작되었다. 새들은 자연의 이치대로 자신들이 잘 적응할 수 있는 곳으로 거처를 옮긴다. 추우면 더운 나라로 더우면 시원한 곳으로 이동한다.

 

 시베리아의 북쪽에는 높은 타우라스((Mount Tauras)이 자리하고 있다. 두루미들은 1년에 두 차례씩 이곳을 넘어야만 시원한 곳과 따스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런데 산 정상(頂上)에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기다린다

 

 두루미를 노리는 조류의 제왕 독수리들의 서식처(棲息處)가 자리하고 있다. 독수리들은 산을 넘는 두루미 떼들을 공격해서 허기진 배를 채운다. 차가운 바람을 뚫고 있는 힘을 다해 높은 하늘을 날아가고 있는데 난데없이 독수리들이 나타나 공격하기 때문입니다

 

 바람을 이기는 데에만 해도 힘이 들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힘을 아끼는 데에 독수리마저 끼어들어 쪼아대니 여간 힘 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공격받는 이유가 있다. 두루미들은 서로에게 용기를 주고 연락하기 위해 괘액 괘액요란스럽게 울어대며 날아가기 때문에 바위틈에 졸던 독수리들에게 먹잇감을 알려주는 좋은 신호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든 두루미들은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작은 돌을 하나씩 입에 물고 하늘을 날아오른다고 한다. 입에 문 돌의 무게만큼 무거운 침묵이 두루미를 안전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전방 철책선 야간근무 시 말소리며 헛기침 소리도 밖으로 내서는 안 된다. 오직 침묵과 고요만 강요하는 시간이다. 적에게 자신의 존재를 노출 시켜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하고픈 이야기가 참으로 많다

 

 그러나 때론 절제와 무거운 침묵이 말보다 더 가치가 있음도 안다. 함부로 뱉은 말이 상대방도 공격하고 결국 자신도 공격한다. 그 순간 그 말을 참았기 망정이지 불 속에 폭탄을 던졌으면 어찌했을까, 위험을 이겨내려면 생명을 지키려면 때론 침묵이 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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