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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임(無賃)승차자입니다
운영자 2024-06-26 추천 0 댓글 0 조회 31

나는 무임(無賃)승차자입니다

이시준 장로

 세계 최고의 프로야구 무대인 메이저리그(MLB)에선 해마다 기록이 새롭게 써 내려간다. 가장 독보적인 이정표를 남긴 선수는 투타를 겸업하는 일본 출신 수퍼스타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이다. 그는 2023년 연말 다저스와 10년간 7억 달러(9200억원)에 계약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 오타니를 설명할 수 있는 일화가 있다. 길을 가는데 쓰레기가 떨어져 있을 때 보통의 사람들은 못 본 척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간다

 그러나 오타니는 다르다. 운동장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는 꼬박꼬박 주워서 휴지통에 버린다. 오타니는 말한다. “나는 쓰레기를 줍는 게 아니다. 남이 무심코 버린 ()’을 줍는 것이다.”

 1913년 프랑스의 농업경제학자 막시밀리앙 랭젤만(Maximillien Ringelmann)은 특별한 실험 결과를 발표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는 다방면에 관심과 재능을 가진, ‘통합적, 융합적 천재였다. 내용은 사람들이 함께 일했을 때의 효과를 측정하는 흥미로운 실험이었다. 줄다리기를 통해 사람들의 군중심리. 집단공헌도를 측정했다. 과연 몇 명이 함께 줄다리기했을 때 가장 큰 힘을 내는지에 관한 것이다. 1913년 발표된 실험에 모두가 놀랐다.

 한 명이 줄을 당길 때는 가진 힘의 100%를 쓰지만, 두 명은 평균 93%의 힘을, 세 명은 85%의 힘을 쓰고, 네 명은 77%, 다섯 명은 70%로 점차 줄어들더니, 여덟 명이 당겼을 때는 심지어 자신이 가진 힘의 반도 되지 않는 49%의 힘만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랭젤만 교수는 이런 현상을 협업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발생하는 조정 손실(coordination loss)’과 개별 책임감이 떨어져 최선을 다하지 않는 동기 손실(motivation loss)’로 설명했다

 집단이 커질수록 개인당 생산성이 떨어지는 현상을 그의 이름에서 따와 영어식 발음으로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라 부른다. 집단 속에서 일할 때 노력 없이 이익을 얻으려는 얄미운 무임승차자가 있음을 알게 한 실험이다. 집단행위에서 때론 힘을 쓰는 시늉만 하며 다른 이들에 묻어가려 한다는 현상을 확인한 산물이다.

 바닷물이 썩지 않은 이유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해류나 파도의 힘이 아니라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3%의 소금 때문이라 한다. 3%의 소금의 짠 기운이 바다의 썩음을 예방하고 무수한 생명을 살린다. 건조하고 황량한 모래벌판 사막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런 생명체도 살 수 없는 모래사막에서도 선인장과 푸른색의 생명체가 기적같이 존재한다. 그 이유는 이따금 씩 내리는 3%의 비 때문이다. 과학 잡지 사이언스에 의하면 개미 집단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개미가 30%, 덜 부지런한 개미가 70%로 개미의 노동방식을 소개한다. 우리가 뒤엉켜 살아가고 있는 크고 작은 사회집단도 마찬가지이다. 열심히 하는 그룹과 덜 열심히 하는 그룹, 그리고 구경하는 그룹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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