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산다는 의미 이시준 장로
지인 가운데 한 분은 백화점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같은 색에 똑같은 디자인 셔츠를 몇 벌을 산다.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름의 옷 입는 철학이 있다.
여러 벌의 양복이나 넥타이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매일 같은 것을 착용하지 않았다. 있는 것을 바꿔 착용하여 늘 새로운 기분을 만들곤 했다. 옷은 자신의 위함은 물론 주변에 시각적으로 변화도 준다. 또 옷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도 하지만 함께 근무하는 분들에 대한 배려의 의미도 있다.
언제가 신문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유명인사의 소박한 옷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페이스북을 만든 저커버그의 9벌의 옅은 회색 반 팔 티와 짙은 회색의 후드 6벌이 함께 걸려 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공개한 옷장은 검은 터틀넥과 청바지, 회색 티셔츠이다.
같은 옷만 고집한 스티브 잡스, 어느 날 즐겨 입던 옷을 전용 디자이너 ‘미야케 잇세이’에게 추가 주문한다. 디자이너는 제작된 옷이 없어 별도 제작해야 한다고 하자 한꺼번에 백여 벌을 주문하여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이들은 왜 이렇게 변화도 주지 않는 디자인이 같은 옷을 고집할까?
같은 옷을 입는다는 것은 결정할 일이 적을수록 명료한 사고를 위한 공간이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옷을 고르고 쇼핑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가족과 친구와의 시간, 좋아하는 사업 등 자신이 중시하는 것에 더 집중하기 위함이라 한다. 번잡한 생각의 단순화가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최근 미니얼 라이프(minimal life)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단순한 생활 방식. '심플 라이프(Simple life)'와 '단순한 삶(Simple living)'의 동의어이다. 자발적으로 불필요한 물건과 일을 줄여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에 만족하는 특징이다. 물건을 적게 소유하면 생활도 단순해지고 마음과 생각이 정리되며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는 것이다. 소비나 사용 시간을 줄이면 본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활 방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미니멀리스트(minimalist)'로 부른다. 미니멀리스트인 일본의 사사키 후미오의 저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비즈니스북스·2015)에서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진정 미니멀리스트라고 했다.
꼭 필요하지 않은데 일단 사놓고, 또는 왜 샀는지조차 잊고 있는 물건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것 많이 버리고, 나누고 줄이는 일이 삶을 더욱 풍요하게 한다. 오늘도 옷장에도 방구석에도 물건들은 여전히 쌓이고 있다. “행복의 비결은 더 많은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적은 것으로 즐길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 소크라테스의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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