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이시준 장로

 사무엘이 다윗을 선택할 때 여화와께서는 이렇게 지시하신다. “멋있고 키가 큰 모습의 엘리압을 보지 말라. 나는 그를 뽑지 않는다. 사람은 외모를 보지만 나는 마음(中心)을 본다. 물취이모(勿取以貌)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외모를 보고 사람을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우선 눈에 보이는 것에서 그 사람을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프리스턴대 심리학과 알렉산더 토도로프 교수는 “우리는 생각보다 빨리 어떤 사람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한다”. 고 한다. 첫인상을 확인하는데 짧으면 3초 길면 10초 이내에 결정하고 첫인상을 바꾸는 데는 무려 40시간이나 소요된다고 한다.

 초두효과(初頭效果)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여러 정보 중 처음 제시된 것을 가장 잘 기억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서열 위치 효과라고 한다. 우리 뇌는 여러 정보가 입력될 때 처음 것을 잘 기억하고 맨 먼저 입력된 정보가 지침, 길잡이가 되고 이후 입력되는 정보를 지배 (맥락 효과)까지 한다. 

 더 나아가 최후 판단까지 영향(닻 내리기 효과)을 미친다. 첫인상, 첫 만남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제일 먼저 보고 느낀 것이 추후 알게 된 어느 것보다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다. 사람의 만남이 그렇다. 인상형성에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첫인상 효과’라고 한다. 단 3초 만에 상대에 대한 스캔이 완료된다고 해서 ‘3초 법칙’, 처음 이미지가 단단히 굳어 버린다는 뜻으로 ‘콘크리트 법칙’이라고도 한다.

 1970-80년대에는 곳곳에 검문소가 많이 설치 운영되었다. 간첩검거나 죄를 짓고 도망 다니는 수배자들을 검거하기 위해 경찰관들이 얼굴이 범죄형이거나 옷차림이 허술한 사람을 육감적으로 찍어 신분증을 요구하는 일이 빈번했다. 친구 중 한 명도 검문소를 통과 할 때마다 신분증 제시를 요구받고 심지어 버스에서 하차토록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자 성형 수술까지 고민하기도 했다. 

 무엇이 첫인상을 결정지을까? 미국의 뇌 과학자 폴 왈렌(Paul J. Whalen)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 뇌는 편도체를 통해 0.1초도 안 되는 극히 짧은 순간에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를 평가한다고 한다.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 요인은 외모, 목소리였다.

 얼굴, 외형적 요소로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합리한 것인가. 속사람인 성품을 어찌 짧은 순간에 평가하고 재단하는 일이 가능한 일인가. 그런데 이 세상은 얼굴, 외모, 의상 등 외적인 요소로 사람의 선악(善惡)까지 판단한다. 외형적 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선입감, 편견을 앞세워 차별했던 일이 얼마나 많았을까, 부끄럽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야고보는 “외모로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고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