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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을 벗기는 용기, 십자가의 길, 생명의 길
운영자 2024-05-31 추천 0 댓글 0 조회 26

 

 

가죽을 벗기는 용기, 십자가의 길, 생명의 길

이시준 장로

 

 개혁(改革)이란 제도나 기구 따위를 새롭게 뜯어고치는 것을 말한다. 겉만 바꾸 는 것만 아니라 속까지 바꾸는 것을 말한다. 쉽게 풀이하면 가죽 벗기기. 가죽은 동물의 껍질이다. 철에 맞춰 가죽을 바꾸는 동물의 행태를 가리켜 털갈이라 한다

 

 묵은 털을 뽑아내고 새로운 털로 바꿔 입는다. 이를 혁신(革新)이라 한다. 군자표변(君子豹變)이라는 말이 있다. 덕이 있는 선비는 표범이 털갈이하듯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다. 호랑이와 표범이 묵은 털을 털어내면 무늬도 커지고 털에서 윤기가 돈다. 너무나 확 다르게 변하기 때문에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이 생겼다. 찌들고 때 묻은 가죽과 같은 옛것을, 구습을 벗어버리고, 껍질을 깨부수는 아픔을 이겨내는 순간 자기 갱신이 이뤄진다는 의미이다.

 

 한국의 기독교는 1천만 명의 머릿수를 자랑한다. 교회도 목회자 수()도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사회 기여도도 타 종교와 추종을 불허한다. 베풀고 나누는 일도 부족하지 않다. 정치인, 기업인, 고급공무원 등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평신도는 구석구석에 포진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거룩한 영향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배부른 크리스천은 혹시 모를 불이익에 목소리를 낮추고 현실에 적당히 타협한다. 목회자는 시골에서 도시로 향하고, 높은 첨탑의 웅장함과 양적으로 표출된 성도가 성공한 목회자로 자리매김한다. 세상을 감동케 하는 삶의 메시지도 보여주지 못하고 영적인 품격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고 교회다운 역할도 기대 이하로 평가받고 있다. 십자가는 부끄러운 모습으로 뒤로 감추어지고 복음은 보호색으로 색칠하고 희석된다. 교회는 현재의 적당하고 익숙함에, 안일과 평안함에 만족한다. 택함을 자랑하던 성도는 고난, 희생, 헌신 대신 물질 만능과 만사형통의 기복신앙에 정복당했다. 나는 죽고(killing)보다 내가 사는(healing) 것이 우선이다

 

 포용과 화합의 이름으로 고난의 십자가 보다 복음 이외 것에 더욱 집착하고, 교만의 바벨탑은 높이를 더한다. 세상이 두려워 복음을 감추고 끊임없이 강조되는 부(), 권력, 명예를 얻기 위해 예수 마케팅은 찬란하게 빛난다

 

 세상은 끊임없이 교회를 자기 방식대로 길들이려 하고, 기독교인은 독선적, 비타협적 냉소의 융단폭격에 길을 잃는다. 죄에 얼룩진 성도는 광야의 외침과 경고 나팔에 귀를 막고 눈을 가린 채 낮은 포복으로 장막 뒤로 숨기 바쁘다.

 

 가나안 성도는 늘어나고 젊은 영혼은 깊은 수렁에 빠진다. 설교는 철학, 사상 등 고상함으로 화려하게 포장되고 길가에 강도 만나 쓰려진 이들에게는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애써 외면한다. 가진 자는 넉넉함에 미소짓고 생계위협에 지친 젊은 목자는 밤을 낮처럼 질주하다가 아골 골짜기에서 꿈을 잃고 방황한다

 

 출구 없는 부익부 빈익빈의 상대적 박탈은 서러움이 되어 생지옥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한다. 세상을 하나님보다 더 두렵게 하는 비겁함에 잘 버틴 신앙은 허탈함과 무기력에 허우적거린다. 돌아가자. 돌아가야 한다. 각자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다시 지고 그가 가신 고난의 길로, 고단하지만 생명의 길을 기어이 가야 한다. 껍질이 부서지는 아픔을 감수하고, 십자가의 끝이 사망이 아니라 부활에 있음을 확신하는 믿음으로, 그 길을 가는 자만 진정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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