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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묻힌 보화를 발견한 농부
운영자 2024-07-03 추천 0 댓글 0 조회 40

 

 

땅에 묻힌 보화를 발견한 농부

이시준

 

 충북 충주시 가금면 용전리(입석마을)에는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고구려 석비(石碑, 국보 205)가 있다. 장수왕이 남한강 유역의 여러 성을 공략하여 개척한 후 세운 기념비로 추정된다. 1979년 입석마을 입구에서 발견되었는데, 오랜 세월이 흘러 글자가 마모(磨耗)되어 가치를 알 수도 없을 수 있겠다고 생각도 된다

 커다란 돌판, 아니 비()의 중요성을 몰랐던 동네 주민들이 우물가의 공동 빨래판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발견된 당시 비문이 심하게 훼손됨은 물론이다.

20196월 프랑스의 한 가정집 주방에서 르네상스 시대 유명 화가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회화가 발견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새로 발견된 이 작품의 가치가 400600만 유로(537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북쪽 콩피에뉴에 사는 90대 여성은 집을 팔기 전 가구와 각종 집기를 정리하기 위해 인근 도시 샹리스에서 활동하는 경매인을 집으로 불렀다

 경매인을 통해 팔릴 만한 가구와 장식품을 선별한 후 나머지 집기는 폐기할 예정이었다. 집에 들어선 경매인은 주방 조리대 위에 걸려있던 가로세로 각각 20, 24크기의 그림 한 점에 눈길이 갔다.

 성경 복음서에 나오는 '희롱당하는 예수'를 목판에 그린 작품이었다. 경매인은 이 그림이 이탈리아 원시주의(중세 또는 고대 미술을 존중하는 사조) 회화 작품이 아닐까 추측했다. 잘하면 3040만 유로(453000만 원)에 팔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했고 깜짝 놀랄 만한 회신을 받는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활동한 르네상스 미술의 선구자 치마부에(12401302?)1280년께 그린 대형 '딥틱(diptych)'의 일부라는 답변이었다. 딥틱은 목판에 성화를 그려 둘로 접을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한 작품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치마부에의 목판 회화는 11점으로 같은 작품으로 추정되는 성화 2점이 런던의 내셔널갤러리와 뉴욕 맨해튼의 프릭 컬렉션에 1점씩 소장돼 있다. 작품을 감정한 프랑스 미술 전문가 에리 튀르퀴는 적외선 시험 결과를 근거로 치마부에의 작품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주변에 소유하고 지닌 것들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모르는 일들이 아주 많다. 옛날 어르신들이 사용하시던 고풍스럽고 묵직한 도자기나 놋그릇 등 주방 물건을 신식 밥그릇인 스텐레스(스텐)로 교환해 준다는 말에 현혹되어 떠돌이 고물상에게 마구 넘겼다. 건축자가 버린 돌이 교회의 머릿돌이 되는 것처럼, 땅에 묻힌 보화를 발견한 농부가 자신의 모든 재산을 팔아 보화가 묻힌 땅을 사는 지혜로운 자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말고, 가치(價値)를 알아보는 안목(眼目)을 지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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