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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운영자 2024-08-24 추천 0 댓글 0 조회 25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이시준 장로

 세례 요한은 광야에서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며 회개하라고 외쳤다. 낮고, 소외된 부류의 백성과 세리들은 찾아온다. 그러나 높은 신분과 가진 자, 바리새인과 율법 교사들은 떡도 포도주도 먹지 않은 요한을 가리켜 정신이상자 취급을 한다

 또 죄인들과 세리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는 예수님에 대해서는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고 탐욕이 많다고 비난의 목청은 높인다. 예수님은 이들을 향하여 이 세대를 무엇으로 비유할까?. 아이들이 장터에 앉아 제 동무를 불러.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슬피 울어도 가슴을 치지 않음을 탄() 하신다.

 초연결사회(超連結社會), 끄덕임과 추임새가 줄어들고 외면과 냉소는 늘어간다. 사람과의 사이. 만남, 대화, 생각에서 중요한 것은 공명이다. 공명(共鳴)은 남의 사상이나 감정, 행동 따위에 공감하여 자기도 그와 같이 따른다는 의미이다. 공명(共鳴)의 공()자는 함께’, ‘다 같이뜻의 의미가 있다

 갑골(甲骨)문을 보면 네모상자를 받들고 있는 모습, 제기 그릇을 공손히 들고 가는 모습을 표현한다()은 울다, 날 짐승이 소리를 낸다는 뜻이다. 입구()와 새 조() 가 결합, 새가 우는 것을 표현한다. 즉 공명이란 남과 함께 우는 일이다.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누군가 함께 울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찾고, 어렵고 슬픈 일이 있을 때 함께 손잡고 울어주는 것이 예우요, 문제 해결의 열쇠, 인간다움이다.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통곡해도 슬퍼하지도, 관심조차 없다면 어둡고 슬픈 세상이다. ‘너도 그러니?, 나도 그래하며 메마른 손 덥석 잡는 일이다. 아프다고 외치는 다른 이의 감정에 공감을 표시하고 공명할 수 있다면 그 사회는 건강하고 희망이 있다.

 정호승 시인은 슬픔이 기쁨에게라는 시에서 타인에게 무관심한 이들에게 울먹이며 절규한다.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 밤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중략)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 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이하생략). 시인은 무관심의 냉혈 군상들에게 슬픔을 선물한다

 물리학자 김상옥 교수는 세상의 모든 것은 떨림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주 미세할지언정 이 고유한 진동수의 주파수가 맞춰지면 공명이 일어난다. 가슴에 떨림과 울림의 주파수를 맞추는 공명이 필요한 세대이다. 거룩함을 찾는 자들은 사람들과 함께 아파해야 할 작은 떨림을 느끼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좀 더 낮춰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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