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하나님, 저를 기억해 주세요”
이시준 장로
삼손(태양의 사람)은 성서의 사사기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사사(士師)로 이십 년간 일했다. 그는 BC 11세기경 인물로 마노아의 아들이며 이스라엘 역사(歷史)상 초인적인 괴력의 소유자이다. 출생부터 비범하다. 그는 머리에 자를 수도를 없고 포도주나 독주를 마셔도 안 되며 부정한 음식을 먹어서도 안 되며 시체도 가까이해서도 안 되는 분리된, 봉헌된 삶을 살아야 하는 나실인(Nazarite)이다. 하나님의 선택된 사람이다.
삼손은 블레셋에 의해 억압당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싸웠고, 그 과정에서 많은 블레셋 사람들을 죽였다. 또한, 그는 블레셋의 사원을 파괴하고, 블레셋의 군대를 물리친 이스라엘을 구한 영웅이다. 그러나 그는 경건한 삶을 살지 못했다. 시체에 접근하고, 포도주와 독주를 마셨으며, 이방 여인과도 동침한다. 그리고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하면 사적인 복수와 불필요한 전쟁도 불사한다.
삼손은 실수와 욕망에 빠진 대표적 인간이었다. 적국 블레셋의 앞잡이(간첩)인 이방 여인 ‘들릴라’ 사랑하고 그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겼고, 스스로 파멸을 자초한다, 그녀의 꾐에 빠져 비밀을 누설하고 머리카락이 잘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반복한다. 이로 인해 삼손은 힘을 잃고, 블레셋 사람들에게 붙잡혀 두 눈이 뽑히는 수모와 몸에 쇠줄로 매여 감옥에서 맷돌을 돌리며 조롱받는 비참한 인생으로 전락한다.
그러나 인생에는 반전이 있다. 누구나 역전의 주인공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밑바닥에 떨어지면 그다음은 치고 올라올 절호의 기회가 있다. 다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포착하지 못하고 결정적인 순간을 날려버리는 인생도 수없이 많다. 삼손은 마지막으로 최후의 기적을 하나님께 아뢴다. 잘린 머리털이 자란다.
힘을 회복한다. 재주를 부리기 위해 감옥에서 나온 삼손은 노예 소년에게 부탁한다. “내게 이 집(신전)을 떠받치는 중심 기둥을 찾아 그것에 기대도록 하라.” 삼손은 간절하고도 절실하게 마지막 하나님께 기도한다. “주 하나님, 저를 기억해 주세요, 하나님, 저에게 한 번 만 더 힘을 주세요. 내 두 눈을 뽑아버린 이 블레셋 사람들에게 원수를 갚게 해 주십시오.”
삼손은 인간의 죄성(罪性)과 영웅의 한계를 잘 보여준다. 절체절명의 마지막 순간에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했다. 그는 다곤(dagon, 슬픔의 물고기,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물고기 모양)) 신전 두 기둥 사이에 버티고 서서 오른손으로 한 기둥을 잡고, 왼손으로 다른 기둥을 붙잡고 있는 힘을 다해 몸을 굽혀 기둥을 밀어내자 신전은 곧바로 무너져 그 안에 있는 지도자와 온 백성을 덮쳤고 모두 건물에 깔려 죽었다. 그리고 장렬하게 마지막 목숨 버려 유종의 미를 거둔다. 기록에 의하면 삼손이 살아있을 때 보다 죽을 때, 더 많은 사람을 죽이는 기적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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