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대하는 파격(破格)
이시준 장로
교회 봉사 단체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있었다. 두 후보자가 열심히 선거 운동을 펼치고 선거 운동을 돕는 운동원끼리도 후보 못지않게 치열한 선거 운동을 전개한다. 한쪽 후보 진영에서 전화가 왔다. 평소 선거 때마다 단골로 정치판에 뛰어들며 열심히 선거운동하는 분이다. 그분은 심지어 교회 정치뿐만 대통령,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도 기독교 대표인양 하며 정치에 관심이 많다.
의례적으로 반갑게 안부 인사를 나누자 본격적인 선거 이야기를 한다. “장로님, A 후보는 중학교 밖에 나오지 못했어요, 그래도 교회 단체 기관장은 최소한 대학 졸업장은 있어야 하지 않나요?.” “네, 장로님, 맞습니다. 학벌이 높으면 좋지요. 일하기도 편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장로님, 적어도 천국은 서울대 정도는 나와야 들어갈 수 있겠지요?.”
규모가 작은 어느 교회에 서울에서 내려온 장로 부부가 출석했다. 출석하던 교회에서 의견 대립으로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은 서울의 큰 교회 장로였으며 사회적 위치나 경제력도 있음을 은근히 비친다. 품격있는 자세, 예배 시간마다 감사헌금, 십일조를 두툼하게 냈다. 부지런히 성도들을 만나고 다닌다. 3개월 정도 예배도 봉사 생활도 열심히 했다.
신축으로 은행 빚도 있는 교회에서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요 고객(?)이다. 그런데 교회에선 그저 평범한 인사 정도만 나누지 등록하라는 말도 특별한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부부는 실망했다. “나 같은 사람을 붙잡지 않고 관심도 없다니, 이 교회는 사람도 볼 줄 모르는 무식한 성도만 있구나”. 크게 실망하고 하고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고 교회를 떠났다.
세리 삭개오가 살던 유대는 로마 속국이었다. 당시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직업이 세금 걷는 세리였다. 로마의 앞잡이, 매국노라고 경멸했다. 정해진 세금 보다 많이 거둬 일부는 로마에 바치고 나머지는 자신의 몫으로 챙긴다. 땅도 사고 여유롭게 산다. 그러나 그는 키도 작고 평판도 좋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왕따 인생, 외톨이 삶을 산다. 온갖 비난과 함께 외롭고 고독한 삶의 연속이었다.
어느 날, 그가 사는 마을에 평소 듣지도 못한 고아와 과부를 챙기고, 위선 종교인에 대한 질책, 토착세력의 타파, 하늘의 소리와 사회혁명을 주창한 청년 예수가 온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분을 간절히 보고 싶어졌다. 그렇지만 키가 작고, 사람 취급하지 않는 이웃과 섞이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절망이고 고민이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체면 따위 팽개치고 돌 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가는 일이다. 예수께서는 그를 향해 “키가 왜 그리 작으냐.” “직업은 무엇이냐.” “토색질을 많이 했구나” 묻지 않는다. 그저 “삭개오야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너희 집에 머물러야겠다.”고 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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