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브레히트 뒤러의 ‘기도하는 손’
이시준 장로
옛날 시골 버스 운전기사 좌석 앞 유리창과 천장 사이 공간에는 남녀성별을 구분하기 어려운 어린아이가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의 사진 액자가 걸려있었다. 어른이 된 후 성경에 나오는 선지자 사무엘인 줄 알았다. 버스뿐만 아니라 택시에도 동네 이발소 벽에도 걸려있었다. “오늘도 무사히”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기억된다. 기사와 승객 모두의 안전에 대한 염원, 무사고를 기원하는 간절함이 공감되는 순간이었으리라. 인간의 삶은 바다의 파도와 같은 것, 언제 어디서 폭풍이, 해일이 덮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 속에 살아간다. 그래서 꿈꾸며 원하는 것이 많은 젊은 날에는 소망의 기도를, 안전하고 넉넉하여 살만하면 감사의 기도를, 온갖 풍파를 겪고 난 황혼기에는 참회와 보이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 해소를 향한 기도를 한다.
오스트리아 빈의 알베르티나 박물관에 500년 동안 관객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가 그린 ‘기도하는 손’(Betende Hande)이라는 작품이 있다. 헝가리 세공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독일(신성로마제국)에 이민 가서 활동한 이 화가의 ‘기도하는 손’은 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이지만 아픈 사연이 있다.
화가 ‘뒤러’는 평생 고락을 함께한 친구 ‘프란츠 나이 슈타인’이 있다. 두 사람은 모두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가난해서 제비뽑기로 ‘뒤러’가 먼저 공부해서 화가로 성공을 거둔다. 후에 빚을 갚기 위해 찾아간 친구 ‘나이 슈타인’은 목수 일로 인해 손이 굳어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 미안함과 슬픈 마음에 뒤러가 친구의 손을 그린 것이 바로 ‘기도하는 손’이다. 화구도 없이 푸른 잉크로 그린 단색 데생이다.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손은 거룩하고 아름답다. 다니엘도 하루에 세 번씩 창문을 열고 예루살렘을 향해 기도한다. 예수께서도 습관을 따라 기도하러 감람산에 오르셨다. 서양 격언은 이렇게 말한다. "생각의 씨앗을 뿌리면 행동의 열매를 얻게 되고, 행동의 씨앗을 뿌리면 습관의 열매를 얻는다. 습관의 씨앗은 성품을 얻게 하고, 성품은 우리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기도의 습관은 우리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열쇠를 소지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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