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달리는 경주자입니다
이시준 장로
코로나-19로 연기된 2022아시안게임이 1년이 지난 뒤 중국에서 열렸다. 4명으로 구성된 롤러스케이트 한국 남자대표팀이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센터에서 열린 3000m 계주 결선에서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월등한 실력으로 마지막 바퀴까지 선두를 유지한다. 타이완이 바로 뒤에서 무서운 기세로 쫓아왔지만, 개인전 금메달을 휩쓴 한국의 속도가 가장 빨랐다. 우승도 확정적인 듯했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가 결승선이 바로 눈앞에 보이자 금메달을 확신한 듯 “만세”를 불렀다. 반면 대만의 마지막 주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승선을 향해 있는 힘껏 왼발을 내밀었다. 그 짧은 순간, 한국과 대만의 메달 색도 바뀌었다. 딱 0.01초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대만이 금메달, 한국이 은메달이었다. 태극기를 들고 금메달 축하의식을 준비하던 한국 선수들은 전광판에 찍힌 공식 기록을 확인하고 뒤늦게 망연자실했다. 언론은“너무 빠른 손 번쩍”이라는 기사 제목을 달았다.
경기 후 마지막 주자로 뛴 선수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동료 선수와 응원해주신 많은 분께 죄송하다." "방심하고 끝까지 질주하지 않은 실수를 했다." 롤러스케이트 선수들은 3000m 계주 전까지 이들은 각종 경기에서 금 · 은 · 동메달 등 전원이 메달 하나씩 획득했고, 결승선 앞까지 선두로 달려 전 종목 왕좌를 석권할 뻔했다. 그런데 뜻밖의 '방심'으로 금에서 은으로 색깔이 변해 목표가 무산됐다.
병역 미필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 예술 체육요원으로 분류되어 병역특례 혜택을 얻는다.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얻지 못한 네 명 중 두 선수는 0.01초 차로 병역특례 혜택까지 놓치게 됐다. 순간의 실수가 너무 많은 걸 앗아갔다.
빌립보서는 복음을 전하다가 로마 감옥에 갇힌 사도 바울이 빌립보 교회에 보낸 편지이다. 이 편지에서 사도 바울은 비록 감옥에 갇힌 몸이지만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위해서 앞으로도 달려갈 것을 다짐한다. 자신의 인생을 달려가는, 달음질하는 인생이라며 지금까지도 잘 달려왔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달려갈 것을 결단한다.
바울은 편지 곳곳에서 운동경기를 통하여 신앙의 교훈을 말한다. 고린도전서에서도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릴지라도 오직 상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이다. 너희도 상을 받도록 달음질하라” 강조한다. 그리고 말년에도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음을 자랑으로 여긴다.
운동경기는 믿음 생활과 비슷하다. 상이 준비되어 있고, 게임 규칙을 지켜야 하며, 절제된 생활을 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중국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의 실수로 금메달을 획득한 타이완 선수가 자국의 전국체전 1000m 경기 중 결승선에서 미리 만세를 부르다가 뒤따르던 선수에게 0.03초 차이로 역전당했다.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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