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위해 세운 기념비 이시준 장로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지역 발전에 특별한 공적이 있는 기관장 또는 일반인들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잘 다듬어진 돌에다가 공적 내용과 유공자의 이름을 새긴 표지석을 세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자신을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거나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원초적인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옛 선조들도 특정인의 이름을 돌에 새긴 기념비, 송덕비, 공적비 등을 세웠다. 기념비(송덕비)는 어떤 뜻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특정인의 공덕을 칭송하여 오래도록 잊지 아니하거나 후세에 길이 빛내기 위해 세운 비(碑)를 말한다. 옛 관청 입구나 뜰 안에는 여러 종류의 비석들이 세워져 있다. 일정 기간 근무를 마치고 떠난 후 지역 주민들이 선정을 베푼 관리들을 칭송하며 세운 것들이다. 그러나 스스로 송덕비나 기념비를 세운 이들의 비는 추후 심하게 훼손되는 수모를 겪는 일도 있다.
성경에도 어떤 일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표석을 스스로 세운 기록이 나온다. 사사 시대 이스라엘의 최고 지도자 사무엘도‘미스바와 센’ 사이에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라는 것을 기억하며 기념하기 위해 이름을 ‘에벤에셀’이라며 비석을 세웠다. 모세의 후계자 여호수아도 약속의 땅으로 가는 길에 마른 요단강을 건너면서 12지파를 상징하는 열두 돌로 ‘길갈’에 기념비를 세웠다. 홍해와 요단강을 갈라 마른 땅으로 건너게 하신 능력의 하나님을 경외하는 증거로 후손들에게 알리고 기념하기 위함이다. 하나님은 사무엘의 기념비로 인하여 평생 블레셋을 막아주셨고, 잃어버린 땅을 찾게 하셨으며, 아모리와 화평을 주셨다. 또 여호수아가 세운 기념비로 인해 ‘길갈’은 이스라엘의 정치, 종교, 군사의 중심지이며 성지가 되었다. 야곱의 돌기둥도 있다. 브엘세바 집을 떠나 ‘루스’ 라는 곳에 이르러 야곱은 노숙한다. 밤새 천사와 씨름한다. 야곱은 아침에 자기를 찾아오신 하나님을 잊지 않고 감사하기 위해 그 돌로 기둥을 세우고 그곳을 하나님의 집, ‘벧엘’이라 부른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을 영웅시하기 위하여 스스로 기념비를 세우는 일도 있다. 이스라엘 초대 왕 사울은 ‘아말렉’을 치고 자기의 전공을 기념하기 위해 ‘갈멜’에 기념비를 세운다. 아버지인 다윗 왕을 죽이려고 반란을 도모한 압살롬도 살아있을 때 자기를 위하여 왕의 골짜기에 기념비를 세운다. 사울과 압살롬은 하나님을 위한 기념비가 아닌 자신을 위한 기념비를 세웠다. 사울은 그 기념비로 인해 하나님께 버림받고, 압살롬은 가족과 동족에게 버림받고 배반의 이름으로 영원히 기록되었다. 바벨탑 사건도 그렇다. “우리의 성을 세우자, 꼭대기가 하늘까지 닿는 탑을 쌓자, 그래서 우리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흩어지지 말자.” 그러나 그들의 행위로 바벨, 즉, 온 땅의 언어가 뒤섞이고 그들은 땅에서 흩어지는 수모를 당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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